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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04 FTA 보고서, 이익 극대화에 짜맞췄다 (50)

정태인 전 국민경제비서관의 경향신문과의 인터뷰 기사와 한.칠레FTA 예상안과 실제 결과표입니다.

'FTA효과 보고서' 정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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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에서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낸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최근 11개 국책연구기관에서 발표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가 ‘피해는 축소하고 이익은 과장한’ 억지 보고서로, 피해 및 보상대책 수립을 위한 근거로 사용될 수 없다고 3일 지적했다. 정교수는 오는 7일 1차 공식 협상을 시작하는 한·유럽연합(EU) FTA에 대해서도 “헤비급(미국)과 맞붙어 만신창이가 된 밴텀급 선수(한국)가 엉뚱한 자신감에 근거해 라이트 헤비급(EU) 선수와 바로 복싱시합을 벌이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한 조사에 다른 분석틀 사용 신뢰성 상실
 피해보상책 수립 근거로 활용해선 안돼"


-지난 1일 한·미 FTA 영향분석 결과 발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뻥튀기다. 뚜렷한 근거도 없이 한·미 FTA를 체결하면 경제가 성장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생산성 향상이라는 변수를 집어넣어 경제성장률을 부풀린 것도 문제다. 더 큰 오류는 여기까지는 연산 가능 일반균형모형(CGE) 기법을 활용해놓고 대미무역수지 분석에선 미시적 분석기법인 산업별 합산방식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한·미FTA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포괄적, 거시적으로 분석하는 CGE기법 자체도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동일한 조사에서 분야별로 다른 분석기법이 동원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구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을 낳고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CGE 모형으로 국내총생산, 고용, 소비자 후생 전망치를 산정했다면 대미무역수지를 분석할 때에도 같은 방법을 써야 한다. 하지만 대미무역수지가 기대했던 것처럼 높게 나오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는 것으로 나오니까 산업별로 무역수지를 산정한 뒤 합산하는 방식을 가져왔다. 말하자면 수입은 최소치, 수출은 최대치를 잡아 우리 업계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짜맞춘 보고서다. 지적재산권 피해규모는 제대로 된 통계도 없이 적당히 추정됐다. 자동차 수출이 과연 정부 기대처럼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까? 수준낮은 주먹구구식 분석이다.”

-정부는 한·미 FTA에 따른 제도개선 효과를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가 바꿔야 할 법과 제도가 100여개에 이른다. 정부는 물론 20~30개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도 개선이라는 게 뭔가. 저작권을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한다고 우리나라 출판, 음반, 캐릭터업계의 창작 인센티브가 확대된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에 반해 미국에 로열티 명목으로 추가로 지불해야 할 비용이 늘어날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 의약품 특허 강화가 국내 제약사들의 혁신적 신약 개발을 유도할 것이란 정부의 논리도 억지에 가깝다. 국내 1위 제약사인 동아제약의 매출액 규모가 미국 다국적 제약사인 화이자 매출의 100분의 1밖에 안되는데 ‘한·미 FTA’라는 충격을 주면 어떻게 되겠는가.”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교수의 비판에 대해 “비판을 하고 싶으면 대안을 가지고 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이 ‘개그’라고 말하는 것은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는 것이자 졸속 비판”이라고 했다.

“저를 포함한 민주노동당 한·미 FTA 정책자문단에서 국책연구기관이 사용한 동일한 방식을 사용해 나름의 분석을 시도했다. 그 결과 이번 발표의 허점을 지적한 것이다. ‘졸속비판’이라고 비판하지 말고 어떤 게 졸속비판인지 구체적으로 지적해달라. 대통령, 총리는 물론 연구기관장 등 누구와도 대담 형식이든, TV토론 형식이든 토론할 준비가 돼 있다.”

-다음주부터 EU와의 협상이 시작되는데.

“정말 막아야 한다. 이게 ‘반 한·미 FTA’에 대한 맞불 성격이 강하다. 만일 반대 진영이 EU FTA도 반대하면 ‘쇄국론자’로 몰아붙일 것이고, 찬성하면 ‘반미 성향’으로 단정할 것이다. 그런데 어마어마한 거대경제권인 미국과 FTA 결과를 보기도 전에 EU와 또 FTA를 추진하는 것은 무리다. FTA는 산업 구조조정을 수반한다. 미국, EU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산업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권재현기자〉